배구부에 입부 후, 처음엔 키요코랑 아야모를 같은 식으로 떠받들고 좋아하고 동경함. 그러다가 어느 날, 유우가 연습 중에 크게 넘어져서 손목을 삐게 되고 의자에 앉혀놓고 그 앞에 무릎 세우고 앉은 아야모가 파스 뿌려주고 붕대 감아줌.
여자랑 접촉 자체가 익숙하지 않은 유우라, 다친게 조금 민망하기도 하고 닿으니까 쑥쓰러워서 쭈뼛거리고 여기저기 시선 돌리다가 문득 고개를 숙여 상처에 집중하는 아야모를 봤는데, 창문으로 들어오는 저녁 노을 빛에 내리 깐 길고 까만 속눈썹이 반짝이고 붕대를 감는 손길이 세심하고 짧은 머리칼로 훤히 들어난 목선이 등으로 부드럽게 이어지고... 분위기에 취해 홀린듯이 보다가 화들짝 놀라서 괜히 혼자 부끄러워하다가 치료가 끝남.
의자에 저를 앉히고 그 앞에 망설임없이 무릎꿇고 앉은 그녀. 쑥스러움과 민망함에 고개를 돌리고 내민 손. 알싸한 파스와 함께 부어오른 손목에 내려앉은 나지막한 웃음. 손가락에 닿는 그녀의 살결. 사락사락, 간간히 들려오던 걱정어린 목소리를 대신해 주위를 메꾸는 붕대 메는 소리. 혹여 내가 아플까, 조심조심. 섬세하고 부드럽게 움직이는 손가락. 집중하여 꾹 다문 입술. 반짝이는 햇살, 머리결, 속눈썹과 그리고, 눈.
시원하게 뻗은 목덜미를 바라보다 햇빛을 받아 금색으로 반짝이는 눈동자와 마주쳤다.
부드럽고 따사로운 눈빛. 호선을 그리며 휘어진 눈매. 니시노야, 왜? 하고 의문을 담아 부르는 목소리. 이름. 아무 말도 못 하고 어색하게 웃으니 따라 해사하게 웃는 그녀. 아, 예쁘다.
그 이후로도 계속 그 장면이, 그 부드럽던 분위기가 계속 생각이 나면서 아야모를 의식하기 시작함. 그때까지는 둘이 다른 사람이니까, 자기를 대하는 방식도 다르니까 (키요코는 무시, 아야모는 오구오구) 자기가 받는 느낌도 다르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는걸 캐치함. 그래서 몇날 몇일을 걸려 고민해본 결과, 나는 아야모 상을 좋아한다! 는 결론을 내리게 됨. 한번도 연애라는 것을 해 본 적이 없으니 그것이 연모의 감정임을 눈치를 못 챘을 뿐, 의심은 단번에 확신으로 바뀌고 자신의 감정을 인정함.
한 번 수긍하고 나니까 감정이 기하급수적으로 몸집을 불려감. 처음엔 좋아한다는 것 뿐이었고, 다음엔 곁에 있고 싶고, 그 다음엔 나만 바라봐줬으면 좋겠고. 점점 욕심이 생겨남. 어느새 너무 몸집이 거대해진 그 감정을 그대로 받아달라고 내밀었다가는 자신을 아직 귀엽고 재미있는 후배로만 생각하는 아야모가 도망가거나 거절해버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음. 그래서 일단 직접적으로 드러내지는 않는데 감정 숨기는 법을 하나도 모르니까 시선이 따라가고, 몸이 따라가고, 늘 곁에 붙어있게 됨. 아야모는 그저 요즘엔 조금 더 하네~ 하는 생각을 하고 있지만 주변 사람들은 눈치 다 챔.
결국 보다못한 타나카와 엔노시타에게 끌려가서 너 니시하라 상 좋아하지? 뭐! 설마, 류! 너도냐! 아니 바보야... 그런 대화를 통해 결국 고민을 털어놓고 그렇게 아야모 반하게 하기 프로젝트가 실시됨.
에피소드 1 (프로젝트 시작 직전) : 다이치와 스가, 아야모에게 놀림 받으면서도 결국 아야모에게서 위로를 받고 위안을 찾는 아사히. 알게 모르게 그녀에게 정신적으로 조금 기대고 있는데 그 감정선을 유우가 오해함. 자신이 동경하는 크고 멋진 (미래의) 에이스도 자신이 좋아하는 그녀를 좋아한다?? 질투심과 동경심이 속에서 마구 충돌함. 그래서 더욱 티가 났는데 (사소한 걸로 질투하고 방해하고. 대부분 아사히의 사과로 넘어갔다. 그래서 유우는 더욱 괴로워함.), 그때 타나카들이 끌고가서 이야기를 털어놓고, 배구부의 모든 사람(아야모 제외)이 유우의 짝사랑을 알고있다는 사실을 알게 됨. 그 후, 아사히를 찾아가서 그간의 일들을 정중하게 허리 숙이고 사과함. "너는 내 소중한 후배이고, 니시하라는 내 소중한 친구야. 둘이 잘 되길 바랄게." "아사히 상...!!"
에피소드 2 (프로젝트 중후반. 축제 이후) : 벽쿵을 시도하는 유우와 턱 꾸욱으로 승리한(?) 아야모. 일단 아무렇지도 않게 그렇게 넘겼는데 자려고 누웠더니 그 장면이 정지 화면으로 딱 떠오르고, 진지한 얼굴이 잘생겨보이고, 왠지 유우 귓가가 빨갰던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으앙ㅇ앙아ㅏ거리면서 이불 뻥뻥 차고 잠든 아야모. 꿈에서는 아예 턱 꾸욱까지 유우가 해버려서 다음 날 얼굴 못 마주치고, 피해다님. 유우는 역시 어제 그건 무리수였나, 하면서 의기소침해짐. 지켜보는 이들만 답답해 함.
에피소드 3 : 키요코는 아야모의 마음을 대충 꿰고 있음. 아야모의 의견을 더 존중하고 있고, 그녀가 원하는대로 되기를 바라기 때문에 유우를 도와줄 생각이 별로 없었지만 도움을 청해오니 어쩔 수 없이 여러 힌트가 될만한 말들을 여기저기 툭툭 던짐. 사실상 큐피트.
아야모 Side
아야모가 유우를 처음 봤을 땐 굉장히 시끄럽고 조금 불량스러운 후배라고 생각. (타나카는 더 불량) 차갑게 대하며 슬금슬금 마음의 벽을 쌓으려 하는데 생긴게 귀엽게 잘생겨서 살짝 홀림. (얼빠) 그 후에 잡힌 연습경기에서 니시노야의 플레이를 본 후엔 그 천재성이나 리베로에 대한 자부심이 너무 멋있어서 살짝 반함. 칭찬해줬더니 어쩔 줄 몰라하는 반응이 너무 귀여워서 좋음. (4월 중순~5월 초) 그렇지만 키가 자신보다 작은데다가 (마음에 걸림) 키요코에게 좀 더 열성적인 반응을 보여서 (아야모가 키요코보다 좀 더 친숙해서 키요코만큼 열광하지 않음) 아닌가보다, 하고 조용히 마음 접음. (5월 골든위크 합숙이 끝나고부터 접어감)
그러다가 인터하이 예선 탈락 이후, 손목 치료를 받고 자신의 감정을 알아챈 유우. (6월 중순) 봄고를 준비하면서 프로젝트가 시작되고 썸 아닌 썸 같은 걸 타면서 그렇게 지냄. 그러나 아야모는 이미 스스로 아니라고 결론을 내렸기 때문에 완전 철벽이었음. 거의 한 달 반이나 지나고(6월 말 ~ 8월 초) 축제 에피소드 이후에서야 그게 혹시...?? 하며 긴가민가 하게 됨. (가능성이 없어서 포기했던 마음이었는데 가능성이 보이는 것 같으니까 유우가 자신을 꼬시기 위해 했던 일들이 다시 떠오르며 잘 접어두었던 마음이 멋대로 펼쳐지기 시작함.)
유우가 1학년, 아야모가 2학년.
8월 8일. 축제의 마지막 날, 배구부원들도 다같이 놀러감. 다들 해산해서 유카타입고 다시 모였다가 움직이는데 서서히 사람들이 흩어지기 시작함. (Feat. 수 많은 사람들과 많은 배구부와 이리저리 튀어다니는 비글들) 이렇게 흩어질 걸 예상하고 삼학년 선배들 중 한 명이 자기가 불꽃놀이 보기 좋은 장소를 알고있다면서 미리 아이들에게 알려줬음. 그래서 몇시에 불꽃놀이 하니까 그 전에 몇시까지 거기로 모이자, 하고 미리 약속을 해놨던 상황.
다이치네들과도 헤어져서 키요코와 둘이 다니는 아야모. 그러다가 잠시 한 눈 판 사이에 키요코가 사라짐. 당황하던 차에 유우, 타나카, 엔노시타가 보이고 키요코를 잃어버렸음을 알리자 타나카와 엔노시타가 찾으러감.
그렇게 둘만 남게 되고 왜 유우가 제일 먼저 키요코를 찾으러 가지 않는지 의문스러워 했지만, 아야모 상! 이거봐요! 하면서 신나게 다른 곳으로 달려가서 구경하는 유우를 보곤 그냥 그러고 싶었나보다, 하며 셀프납득. 유우와 함께 마츠리를 마저 즐김.
너무 재밌게 놀던 나머지 불꽃놀이 시간이 다 되어가는 걸 뒤늦게 눈치채고 약속장소로 향함. (약속장소 : 언덕 위의 절벽의 끝 부분 쯤..?? 가는 길에 나무도 많아서 조금 어두움. 경관이 좀 좋은, 숨겨진 장소.)도착장소가 어렴풋이 보일 즈음 불꽃놀이는 이미 시작했는지 펑펑 터지면서 나무들 사이로 빛이 새어나옴. 아야모가 마음이 급해져서 빨리가자고 재촉하며 앞서 나가는데 그 때 유우가 뒤에서 대사 침.
"아야모상. 밤하늘의 불꽃이라면 아야모상 옷에서 예쁘게 피어나니까, 서두를 필요 없어요." "게다가, 아야모상은 항상 불꽃보다 예쁘니까."
[유우는 말을 예쁘고 화려하게 꾸밀 줄은 모르지만, 그래서 더욱 마음에 와닿는 직설적인 대사를 하는 편이라 더 멋진 말을 할 것 같은데, 한국어 실력이 딸려서 모르겠다....]
그러고 씨익 웃고 있는데 불꽃이 터질 때마다 나무 사이로 들어오는 빛이 유우의 얼굴을 빨갛게 물들였다가 어두워지고 다시 노랗게 물들였다가 어두워지고를 반복. 그런 유우 얼굴을 그저 멍하게 바라보는 아야모.
아야모는 마침 나무등치 뒤편이고, 불꽃을 등지고 유우를 바라보는 형태라, 불꽃이 터져봤자 뒤통수만 조금 밝아지는 정도. 아야모가 지금 어떤 얼굴인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짐작조차 가지 않는 유우.
조금 다급해져서 괜히 말했다고 생각하며 그래도 가긴 가야죠. 하고 아야모를 지나쳐서 앞장서서 감. 조금 뒤늦게 정신차리고 유우의 뒷모습을 보며 뒤쫓아 가는 아야모. 스쳐지나갈 때 보였던 빨간 귀가, 붉어진 얼굴이, 불꽃의 빛 때문이었는지 아닌지.
봄고 1차 예선 탈락하고 개학까지 약 보름 남았는데 이 시기에 배구부가 바다로 놀러가서 의심이 확신으로 변함.
그리고 개학을 며칠 앞두고, 동네 놀이터에서 고백.
"니시하라상, 그거 알아요? 사실 사람한테 꽂히는 건 정말 사소한 계기로 시작된대요. 웃는 모습, 목소리, 사용하는 단어, 좋아하는 것, 자세 같이 놓칠 수 있던 사소한 것들. 저는요, 당신이 웃는 모습에, 색채에, 그때의 그 반짝거림에 반해버렸어요."
사실 아야모는 배구부 연습에 지장 갈테니까 비밀연애 하려고 해서 고백 받고 조심스럽게 저기... 우리 여, 연애하는거... 비밀, 로 하지 않을래..?? 하는데 유우가 되게 해맑게 아, 괜찮아요. 다 알아요! 해서 아야모 벙찜. 배구부 전원이 알고 있던걸 몰랐던 자신의 눈치없음을 깨닫고 쪽팔려 죽으려고 하는 아야모..
아야모는 기본적으로 차분한 이미지. 어른스러우면서 부드럽고 따뜻한 이미지이지만 단순, 낙천적, 긍정적이기도해서 유우와 죽이 잘 맞음.
원작 시작 반년 전부터 사귄 오래되지 않은 커플. 되게 포카포카하게 풋풋한 분위기.
방방 뛰는 하이텐션인 유우를 덩달아 조금 텐션 올라간 아야모가 귀여워하는게 기본 포지션.
귀여워하다가도 유우가 가끔 엄청나게 직구를 던진다던가 파워직진으로 들어오면 두근거리고 부끄러워하고 어쩔 줄 몰라하며 그대로 휩쓸려 버림.
아야모는 힘든 일 있으면 있다고 절대 말 하지 않는 편.
티가 조금씩 나긴하는데 컨디션이 안 좋다고 말하면 주변 사람들도 그런가…? 긴가민가 하면서 넘어감. 할 일을 안 하는 것도 아니고, 조금 다운되어 있을 뿐이니까 다들 크게 신경 안 씀. 본인 스스로도 혼자 감내하려고 애 씀. 주변에서 무슨 일 있어? 하고 물어도 얘기해버릴까? 아냐, 괜히 내 불행을 건네주고 싶지 않아, 라는 생각으로 숨겨버림. 그래서 주변에서는 그저 좀 더 조심스럽게 대하기만 하고, 그걸 아야모가 바라기도 하고.
그 부분을 유우가 캐치해서 달래주는 사람. 결국 완전히 혼자가 되어서야, 자기 혼자만의 공간에 도착해서야 무너지는 아야모인데, 어느 날은 정말 너무 힘들어서 아무도 없는 부실에서 울음이 터져버림. 그걸 유우가 발견하고 도닥여 줌.
이렇게 무너지기 전에, 그렇게 혼자 아프지말고 나한테만이라도 알려달라고, 당신이 홀로 무너지는 걸 뒤늦게 알아차리는게 얼마나 비참한 일인지 아냐고, 그것보단 차라리 당신의 불행을 나눠갖는게 훨씬 낫다고. 그렇게 얘기하고 무너지는 아야모를 받아주는 유우.
내가 얼마나 강한 사람인지 잘 알잖아요. 아야 상 불행을 나눠갖는다면 오히려 영광이에요. 하는 유우에게 고마움과 미안함을 느끼면서도 결국 누군가에게 기대려하는 자신의 나약함에 대한 자괴감과 그럼에도 갖게되는 안도감과 안도감에 대한 혐오감 기타 등등이 모두 섞여버려 알 수 없게 된 감정을 느낌. 무너져서 자신을 추스릴 수 없는 아야모는 그 모든 것을 유우에게 토해내고, 유우는 담담히 모든 것을 받아줌.
한참 후에 제정신이 든 아야모는 유우 얼굴을 똑바로 볼 수가 없어서 품에 안겨서 바닥만 바라봄. 그런 아야모에게 유우는 얼굴이 엉망이라며 세수하러 가요, 하고 평소와 같이 웃어줌. 언뜻 바라본 유우의 옷은 아야모의 눈물과 콧물로 엉망이 되어있고...
미안해, 고마워. 울면서도 몇 번이고 반복한 말을 다시 한 번 마지막으로 건네는 아야모에게 별말씀을요! 하고 평소처럼,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며 평소처럼 대함. 아야모는 유우의 옷을 빨아주겠다며 들고가고 그렇게 아야모 마음의 가장 안 쪽에 자리잡은 견고하고 작은 성의 문이 조금 열림. 그 이후로 아야모는 조금씩, 조금씩 유우에게 기대게 됨. 익숙함에 젖어 고마움을 잊지 않겠다고 다짐하면서, 언젠간 유우가 자신에게 기대올 때를 기다리면서.
벽에 막혔다던가, 인생의 장애물을 만났을 때.
물론 가벼운거라면 둘 다 훌훌 털고 일어나서 웃으며 나아감. 하지만 유우가 호쾌하고 홀가분하게 완전히 털어내고 그것을 발판 삼아 더 나아간다면 아야모는 그것이 완전히 사라지지않고 깊은 곳에 흔적을 남기는 편.
그것들이 쌓이고 쌓여서 언젠가 커다란 벽을 만났을 때, 물밀듯이 밀려와 주저앉게 만들어버림. 너무 힘에 부치고 그만두고 싶어지는데, 그 옆을 계속 지키고 있는 것이 유우. 절대 아야모를 몰아치지 않음. 아야모의 강함을 알고 있고 믿기 때문에.
그러면서도 아야모의 연약함도 알고 있기 때문에, 항상 응원하며 힘이 되어줄 뿐, 직접적인 도움은 주지 않고 아야모가 일어서야겠다고 마음 먹었을 때, 잘 쉬었어요? 하고 손 잡아서 일으켜 줌. 그리고 같이 길을 걸어가는 그런 관계.
인생이라는 길에서 유우는 어쩌다 한 번 평생에 한 두 번 정도로 커다란 것에 걸려 크게 철푸덕 하고 넘어진다면 (정말정말 심각한거라면 유우도 시간과 아야모의 도움이 필요하겠지만) 아야모는 작은 돌멩이에 자잘히 발이 걸려 휘청대는 그런 느낌.
그게 쌓이고 쌓여서 똑같이 작은 돌멩이에 털썩 하고 주저앉는거.
계속 휘청이니까 유우와 거리 차이도 나서 조금 조급해지기도 함. 분명 유우는 자신을 기다려주고 있는데도. 그러다 조급함이 터지고 나서는 아야모가 침착하게 그 차이를 좁히려 나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