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커

Story 2017. 4. 13. 15:52

 아야모 대학교 1학년. 도서관에서 자리 비운 사이에 자기 번호 적혀있는 그쪽을 계속 봐왔는데~ 이런 내용의 쪽지가 붙은 캔커피가 놓여있음. 무시함. 캔커피도 그대로 냅두고 긱사 돌아감. 그거 두고 간 남학생 계속 도전하지만 아야모 계속 무시. 빡침. 스토커로 변신.


 사물함 열었더니 그동안 무시했던 캔커피, 사탕, 쪽지 기타 등등이 가득함. 자물쇠는 부숴짐. 다행히 없어진 물건은 없었지만 너무 소름 돋아서 그것들 다 버리고 짐은 다 들고 긱사로 돌아감. (나중에 쪽지 하나 정도는 남겨놓을걸 그랫다고 후회)


 다음 날에는 기숙사 우편함에 뭔가... 복수할거야. 날 그렇게 무시해? 그런 느낌의 편지가 있음. 찝찝해지기 시작함. 엔간한 남자는 가뿐히 제압할 수 있는 아야모지만 정신적으로 압박해오는건 어찌할 수가 없음. 기숙사 호실까지 알아냈다는거니까.


 그리고 우편함에 몇 번 더 편지가 찾아오더니 (보는 족족 읽지도 않고 버렸음) 잠깐 잠잠해졌음. 이제 끝났나 했더니 어느날 저녁에 기숙사에서 유우랑 라인중이었는데 새로운 메세지가 뜸.


 찾았다.


 아야모 번호까지 알아낸거임.


 급하게 차단넣었지만 다른 아이디로 왜 차단해? 하고 라인 날라오고 그걸 몇 번 반복하다가 안되겠다 싶어서 그냥 휴대폰을 꺼버림. 걱정끼치기 싫어서 유우에게는 오늘 피곤하니 일찍 자겠다고 하고서 연락을 끊음.


 소름돋고 살짝 무서워서 거의 뜬 눈으로 밤을 지새는데 슬슬 분노가 차오름. 이 새끼는 뭔데 나한테 이러지 걸리기만 해봐라. 작전을 세움. 해뜨자마자 다이치 찾아가서 헬프 요청. 안그래도 요새 피곤해보여서 걱정이었는데 과제가 아니라 스토커 때문이란걸 알고 다이치 적극 가담.


 작전은 단순했음. 이쯤되면 스토커는 자신이 정신적 핀치로 몰렸을거라고 생각할거임. (실제로도 그랬음 일반적으로 공포가 아닌 분노를 불러일으킨게 함정이지만) 그래서 만만한 먹잇감으로 보고 이제 자기 모습 드러낼것 같으니까 역으로 함정을 파서 그새끼를 잡자.


 그때부터 아야모는 다이치 집에서 밤늦게까지 공부함. 번호는 스토커가 알아낸 그 다음날 다이치 찾아가면서 당장 바꿈. 일단 가족과 배구부 아이들에게만 알려주고 학교 사람들에겐 아무에게도 알려주지 않음. 라인은 아예 앱을 지워버림.


 한 3일 정도는 그냥 아야모 혼자 기숙사로 귀가함. 일부러 가장 짧은 지름길이지만 가장 위험한 곳을 골라서. 다이치가 간격을 두고 뒤따라가겠다고 했지만 지금까지 한 짓으로 봐서 조심성이 많은 놈이고 내가 정말로 혼자 있는 것이 확인되고서야 나타날것이다, 라고 다이치 설득.


 4일째 되는 날 아야모가 나가고 5분 뒤에 다이치도 출발. 혹시 모르니 방에 불도 켜놓고 나감. 아야모가 길 가는데 발자국 소리가 들림. 다이치는 일부러 좀 더 뒤쪽에서 따라오고 있을테니 다이치는 아니고 놈이라고 직감이 듬.


 겁먹은척 연기하면서 조금 발걸음을 빠르게 함. 따라오는 사람도 걸음이 빨라짐. 확신을 가졌고 골목길의 끝이 보일 무렵에 뛰기 시작함. 놈이 조금 멈칫하다가 따라 뜀. 그러자 아야모가 다이치를 큰 소리로 부르며 방향을 틀어 놈을 향해 돌진.


 가라데 기술로 어떻게 저떻게 해서 (잘 모름) 한참을 패다가 바닥에 놈을 눕히고 제압. 뒤늦게 따라온 다이치에게 그 놈을 잡게하고 심문 시작. 아야모한테 처맞고 예상과는 전혀 다른 상황에 혼이 쏙 빠진 놈은 묻는대로 대답하고 한번만 더 이랬다가는 직접 찾아가서 아까 맞은거 한 번 더 맞고 네가 한 사실 모두 까발리고 있는 망신 없는 망신 다 줄테니까 각오해라? 하면서 협박하고 놈의 폰에 있는 자기 번호랑 라인 아이디 다 지움. 놈의 부모님 번호도 받아감.


 지금까지 네가 나한테 보냈던 모든게 증거가 되겠지? 하고 씨익 웃는데 놈의 얼굴에서 핏기가 빠져나감. 그때부터 무릎꿇고 엄청나게 사과하고 빌고 다시는 안그러겠습니다.. 막 그러다가 그냥 보내줌. 다이치가 제대로 경찰에 넘겨야하는거 아냐? 하고 걱정하니까 사실 증거 하나도 없다고 다 갖다버리고 지웠다고, 경찰에 넘겨야 소용없어. 그냥 내 선에서 알아서 처리하는게 편해. 그리고 도망갈 구석을 하나 정도는 남겨놔야 혼비백산해서 도망가지. 아니면 오히려 나를 물 걸? 그러다가 갑자기 아! 지갑이라도 털걸 그랬나 하고 후회하는 아야모와 한숨쉬는 다이치로 마무리.


 아야모가 유우한테는 절대절대 말하지말라면서 둘만 아는 극비 비밀로 해놨는데 그 다음 해에 술먹고 본인이 웃으면서 작년엔 스토커한테 시달리기도 했었지~ 하고 얘기해서 다 들통나고 어떻게 그런 일을 자기한테 알리지도 않냐고 유우한테 혼났다고 함니다.